만남과 헤어짐은 인생을 이어주는 고리, 인생의 사슬이다.
부모와 자식으로 살아간다는 것도 역시 하나의 만남, 피할 수가 없는 만남이었다.
세상과 사람을 믿지 못해서 미움으로만 살았던 아버지의 낭비된 삶도 역시 흐르는 시간의 한 토막이었다.
제대로 흐르지 못하던 흐름이었어도 그것은 흐르는 시간이었다.
가는 듯 가지 않고. 흐르는 듯 흐르지 않는 인간의 삶, 그래도 세월이 시간처럼 흐르고 나면 과거가 아름다워지는 이유가 무엇일까?
돌아가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조차 소나기가 한줄기 뿌리고 난 다음의 여름 하늘처럼
맑게만 기억되는 까닭은?
그것은 인생이 십우도十牛圖에서처럼 때를 벗는 과정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./안정효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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